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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근로계약서상 대기시간이 명시돼 있더라도 그 시간을 실질적으로 쉬지 못했다면 근로한 것으로 봐야 하며, 이에 대한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면 근로기준법 위반에 해당한다
글쓴이 관리자
날짜 2019.11.29 조회수 28
<판례속보> 법원, 근로계약서에서 휴게시간 줬어도, 실제 근로 했다면 임금 지급해야

근로계약서상 대기시간이 명시돼 있더라도 그 시간을 실질적으로 쉬지 못했다면 근로한 것으로 봐야 하며, 이에 대한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면 근로기준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사건번호 : 울산지법 2019노29, 선고일자 : 2019-09-20】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휴게시간을 부여받지 못하였음에도, 휴게시간 근무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에 해당한다.


법원에 따르면 울산지방법원 제2형사부는 지난 9월, 시설관리업체 운영자 A씨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건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A씨에게 1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A는 창원에서 주식회사 OO라는 시설관리서비스업체를 운영해 오고 있었다. A는 울산지방법원과 시설관리용역 도급계약을 맺었는데, 근로자 B씨 등 2명은 이 업체 소속으로 2015년 4월부터 2016년 4월까지 법원 기계시설관리업무를 하다 퇴직하게 됐다. 근로자들이 평소 담당하는 업무는 하루 평균 4~5회 정도 현장에서 수도 및 가스검침, 공조기 점검, 변기 뚫기, 세면대 물소리나 에어컨 바람 조정 등 이었다.

그런데 B씨 등은 연차 미사용수당을 비롯해 도합 266만원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 지급받지 못했다며 A를 고소했고, 검찰은 A를 근로기준법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기소했다.

쟁점이 된 것은 근로자들에게 실제로 1시간 30분의 휴게시간이 부여됐는지 여부였다.

이 회사 근로계약서를 살펴보면 12시부터 13시까지 약 한 시간 가량의 점심 휴게시간을 제외하고도 10시부터 10시 반까지, 15시부터 16시까지 도합 1시간 30분을 추가 휴게시간으로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근로자들은 사실상 휴게시간이 있음을 알지 못했고 그 시간 동안 제대로 쉬지 못했다고 주장하면서, 결국 휴게시간 근무에 대한 임금과 퇴직금 미지급 문제가 발생한 것.

1심 법원은 ▲울산지방법원이 신축건물이라 기계설비에 수리보수 필요성이 많지 않고, ▲부산지방조달청이 용역 발주 단계서부터 근로계약서 상 휴게시간 보장 명시를 강조한 점 ▲근로감독관 현장출장 결과 업무강도가 높지 않고 대기시간이 많은 업무 특성상 1시간 30분 휴게시간 확보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점 ▲근로자들이 계약서 기재와 달리 현장에서 30분 일찍 점심시간을 가진 점 ▲근무형태가 연속적이지 않고 감시단속적 근무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1시간 30분 휴게시간을 추가 부여하지 않았다는 점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판결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2심 법원의 판단을 달랐다. 재판부는 "실제 작업을 하지 않았더라도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용자 지휘-감독을 받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이라며 "이 사건에서는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부여받지 못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근로자들의 주요 업무는 평소 방재실에서 대기하다 법원에서 근무하는 이들이 요청하면 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며 "업무시간 중 언제든지 요청이 있을 수 있는데, 시설관리자들에게 일괄적으로 휴게시간을 부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또 근로감독관이 작성한 현장출장복명서에서 '업무 집중시간이 9시 30분에서 11시 30분, 13시 30분에서 16시'라고 적힌 점도 근거로 들며 "업무가 집중되는 시간에 휴게시간이 부여되는 것은 실질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 근로자들이 추가 휴게시간이 있다는 점을 제대로 공지 받지 못했다는 점도 드러났다.

평소 대기 장소인 방재실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았다는 점을 두고서도 "실제로 작업을 하지 않고 대기하는 시간이 길다는 사정만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벗어나 자유롭게 휴식을 취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대기 장소로 사용한 방재실도 소파나 간이침대가 있지만 별도로 잠을 잘 수 있는 시설이 있지는 않는 등 자유로운 휴게공간이 아니라 사실상 근무 대기 장소로 봄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A씨는 "휴게시간 미부여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1시간 30분의 추가 휴게시간 부여는 중요한 점임에도 구인이나 면접 시 공지하지 않았고, 근로자들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며 "근로계약서에 휴게시간을 기재한 것도 최저임금에 해당하는 시급으로 근로자를 구하면서 근로시간을 감축해 임금을 줄이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 외에 근로기준법상 감시단속 근로자 승인을 받을 수 있었는데도 받지 않은 점을 더해 "근로기준법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근로자들이 주장한 "당직근무도 연장 및 야근근무 수당의 대상이 된다"는 주장은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당직근무자는 순찰과 보일러 끄고 켜기나 각종 시설 시작 업무로, 평소 담당 업무와 달랐으며, 당직근무자가 22시부터 5시 30분까지는 별다른 업무를 하지 않아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해 "당직근무를 통상 근로와 동일하게 봐서 연장 및 야간근무수당 미지급을 주장한 것은 이유 없다"고 보아 이 부분은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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