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노무법인은 여러분과 함께 합니다. ===

서 식 자 료

▒ HOME > 자료실 > 최신판례/질의회시

[근로기준법]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고용보험법]
[산업안전보건법] [근로자참여및협력증진에관한법률] [남녀고용평등법] [기타 법령]

제목

대법 “2년 넘게 일한 파견근로자 기간제로 채용한 것은 위법”

글쓴이

관리자

날짜

2022.02.25

조회수

625

대법 “2년 넘게 일한 파견근로자, 기간제로 채용한 것은 위법”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해야 할 의무를 부담하게 된 사용자가 기간제 근로 형태로 고용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파견법 개정 이후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할 경우의 고용형태를 판시한 대법원 판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장 파견근로 후 기간제 형태로 일하고 있는 근로자들 사이에서 정규직이나 무기계약직 전환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안별로 업무 특성 등을 고려해야 할 문제에 대해 대법원이 무리한 판단을 내놨다는 지적도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대법원이 파견근로자의 고용안정을 보장하고 권리를 확장했다고 본다.

대법, 파견근로 후 직접 고용형태 첫 판시...원심 파기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TJB대전방송에서 방송운행 업무를 하던 A 씨가 회사를 상대로 낸 해고 무효 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는 파견근로 형태로 4년간 일하다 대전방송과 1년 단위의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이 1회 갱신되면서 1년 더 일하게 됐지만 이후 계약은 갱신되지 않았다. 근로계약이 종료된 것이다.

A 씨는 파견근로자로 일한 지 2년을 넘긴 시점부터 기간을 정하지 않은 근로계약을 맺고 일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파견법은 2년을 초과해 파견근로자를 사용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 기간을 넘겨 파견근로자를 사용할 경우 직접 고용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다만, 고용형태에 관해서는 별다른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1심은 "(대전방송의 갱신 거절은) 기간제 근로자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해야 할 상황에 직면하자 이를 회피하기 위한 의도로 보이고 파견법과 기간제법이 추구하는 고용안정에 정면으로 반한다"면서 A　씨 손을 들어줬다.

반면, 2심은 "파견근로를 한지 2년이 지난 2012년에 A 씨를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2014년에야 비로소 A 씨를 직접 고용했지만 대전방송에 그러한 의무가 있다는 것이 곧 A 씨에게 근로계약 갱신의 신뢰를 부여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1심을 뒤집었다.

그러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파견법의) 직접 고용의무 규정 입법 취지, 목적에 비춰볼 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사업주는 직접 고용의무 규정에 따라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기간을 정하지 않은 근로계약을 체결해야 함이 원칙"이라고 판시했다.

개정 파견법의 공백이 낳은 혼란...노동부도 "기간제 전환 가능"

분쟁의 발단은 파견법 개정에서 찾을 수 있다. 옛 파견법은 2년을 초과해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면 사용사업주가 직접 고용한 것으로 간주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옛 파견법의 고용간주 규정에 따라 파견근로자와 사용사업주 간 직접 근로관계가 성립하는 경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파견법 개정으로 고용간주 조항이 직접 고용의무 조항으로 대체되면서 공백이 생겼다. 직접 고용의무 조항은 고용의무만을 명시했을 뿐 고용형태를 규정하지 않았고 이에 관한 대법원 판결도 없는 상태였다.

고용노동부도 "개정 파견법에서는 사용사업주에게 직접 고용의무만 부과하고 있을 뿐 고용형태에 대해서는 달리 규정하고 있지 않다"며 "노사 당사자 간 합의로 무기계약 또는 기간제 근로계약을 맺을 수도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는 행정해석을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대법원 판결은 개정 파견법의 공백을 메웠다. 대법원은 "직접 고용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면서 특별한 사정이 없음에도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이는 직접 고용의무를 완전하게 이행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이러한 근로계약 중 기간을 정한 부분은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파견법의 강행규정을 위반한 것에 해당해 무효가 될 수 있다"고 못 박았다.

"고용형태, 업무 특성 고려해 사안별로 판단해야"

당장 대법원이 무리한 판단을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기업마다 상황이 다르고 업무 특성도 차이가 있는 점을 고려해 개별적인 판단을 하도록 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을 통해 파견근로자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직접 고용하는 것이 원칙임을 분명하게 했다.

다만, 파견근로자가 기간제 근로계약을 희망했거나 파견근로자와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사용사업주 근로자가 대부분 기간제인 경우는 예외로 봤다. 그러면서 이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다는 사실을 사용사업주가 증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지순 고려대 노동대학원장(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예외를 두는 방식으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사안별로 판단해야 할 문제인데 무조건 모든 파견근로자에 대한 직접 고용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으로 하는 단정적인 원칙을 내놓은 것은 무리가 있다"고 꼬집었다.

박 교수는 "사용사업주 소속 전체 근로자는 정규직이지만 파견근로자가 수행한 업무가 한시적이거나 1~2명에 한해 특정 목적에 따라 수행할 수도 있는 것인데 다른 전체 근로자가 정규직이라는 이유 때문에 무기계약직으로 채용하라는 건 맞지 않을 수 있다"며 "업무의 성격, 기간제 고용이 필요한 이유 등을 사용자가 입증하도록 하면서도 이를 사안별로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존 법리를 재확인하면서 파견근로자의 고용안정을 보장한 판결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A 씨를 대리한 강호민 법무법인 오월 대표변호사는 "법리적으로 보면 이번 대법원 판결은 과거 고용간주 규정이 있던 시절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취지를 살린 것으로 지극히 당연한 판결"이라며 "파견근로자들의 권리 보장, 고용안정 보장에 이바지하는 판결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무상 변화 불가피...노동부는 행정해석 변경 '고심'

이번 판결로 파견근로 형태에서 기간제로 전환하는 고용관행에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그동안 실무에서는 파견근로로 2년을 사용한 후 기간제 근로 형태로 전환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로펌들도 파견근로 2년 후 기간제 근로로 전환이 가능하다는 자문 의견을 제공해 왔다.

특히 대전방송과 같은 방식으로 기간제 근로계약을 맺은 근로자들을 중심으로 정규직이나 무기계약직 전환 요구가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고용형태에 관한 대법원 첫 판결이 나온 만큼 유사 분쟁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용문 덴톤스 리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개정 파견법은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명시할 뿐 고용의 구체적인 형태를 언급하지 않고 근로기간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해석의 영역이었다"며 "(파견근로자로 일하다) 기간제로 일을 하는 사람들은 당장 직접 고용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고 앞으로 기간제 근로자로 전환도 어려워져 파장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노동부는 기존 행정해석 변경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대법원 판결문을 분석해 행정해석 변경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여러 가지 내용을 파악해야 하고 쉬운 문제가 아니어서 많은 부분을 살펴본 다음 (행정해석 변경) 가부를 결정해야 하는 문제"라며 "대법원 판례에 법리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면서 향후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하는 문제인 만큼 상황을 지켜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그동안 노동부가 행정해석을 통해 파견근로자의 기간제 채용이 가능하다는 식으로 규정하면서 많은 사업장이 기간제 채용 방식을 취했었는데 이번 판결이 노동부 행정해석을 변경시킬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전글		불리하게 변경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하여 적용된다는 법리의 적용 범위

다음글		명절상여는 통상임금에 해당하고, 통상임금 재산정에 따른 추가 법정수당 청구는 신의칙에 위배되지 않는다.